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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신호탄' 키움, 달라진 행보…사실상 창단 첫 외부 FA 영입

키움 히어로즈가 올 시즌 NC 다이노스에서 뛴 투수 원종현(35)과 FA(자유계약선수) 계약했다. 사실상 팀 창단 후 첫 외부 FA 영입이라 봐도 무방하다. 키움은 "19일 오전 10시 서울 고척스카이돔 사무실에서 원종현과 계약기간 4년, 총액 25억원에 FA 계약했다"고 밝혔다. 계약금 5억원, 연봉 5억원의 조건이다. 총 21명이 FA 권리 행사를 신청한 가운데 원종현이 가장 먼저 둥지를 찾았다. 이번 FA 계약이 더욱 돋보이는 건 선수 영입 구단이 키움이어서다. 키움은 창단 이래 외부 FA 영입이 딱 한 차례였다. 2012년 LG 소속의 이택근을 4년 총 50억원의 계약으로 데려왔다. 하지만 이택근은 2009년까지 히어로즈에서 뛰다 현금 트레이드를 통해 LG로 옮긴 터였다. 키움이 개인 첫 FA 자격을 얻은 이택근을 다시 데려온 셈이다. 원종현은 2006년 2차 2라운드 전체 11순위로 LG 트윈스에 입단한 뒤 2012년부터 NC에서 활약했다. 히어로즈에 한 번도 몸담은 적 없다. 이택근은 구단 사정상 트레이드로 내보낸 선수를 다시 데려온 사례라, 실제로는 원종현과의 계약은 키움의 첫 번째 외부 FA 영입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키움은 그동안 방출 선수나 트레이드, 또한 외국인 투수를 통해 전력을 강화했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도 '방출생' 이용규와 김준완위 활약이 돋보였다. 5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나서며 가을 야구 단골팀 이미지를 굳혔지만, 결국 선수층이 두터운 SSG 랜더스에 밀려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키움은 2023 FA 계약 신호탄을 쏘며, FA 시장에서 달라진 행보를 선보였다. 키움은 원종현의 영입으로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다소 아쉬움을 남긴 불펜진 강화를 노린다. 원종현은 프로 통산 501경기에 등판해 27승 28패 86홀드 82세이브 평균자책점 4.02를 기록했다. 2019시즌과 2020시즌에는 2년 연속 30세이브를 올렸다. 2017년 WBC, 2019 WBSC 프리미어12 대표팀에 발탁되기도 했다. 특히 그는 대장암을 극복하고 마운드에 다시 올라 감동을 선사했다. 선수단에 강한 의지를 심어줄 수 있다. 고형욱 키움 단장은 "원종현의 합류로 짜임새 있고 강한 불펜진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원종현의 풍부한 경험이 선수단에 큰 힘이 될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원종현은 "날 선택해준 키움 히어로즈 구단에 감사하다. 내게 기회를 주신 만큼 최선을 다해 팀이 원하는 목표를 이루는데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며"키움 유니폼을 입고 뛰게 된 만큼 앞으로 팬 여러분께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형석 기자 2022.11.19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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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발표] 2023 FA 1호 계약자 원종현, 4년 25억 키움행

키움 히어로즈가 NC 다이노스 투수 원종현(35)을 FA(자유계약선수) 영입했다. 2023년 FA 1호 계약이다. 키움은 "19일 오전 10시 서울 고척스카이돔 사무실에서 원종현과 계약기간 4년, 총액 25억원에 FA 계약했다"고 밝혔다. 계약금 5억원, 연봉 5억원의 조건이다. 총 21명이 FA 권리 행사를 신청한 가운데 원종현이 가장 먼저 새 둥지를 찾았다. 군산상고 졸업 후 2006년 2차 2라운드 전체 11순위로 LG 트윈스에 입단한 원종현은 2012년부터 NC 다이노스에서 활약했다. 프로 통산 501경기에 등판해 27승 28패 86홀드 82세이브 평균자책점 4.02를 기록했다. 2019시즌과 2020시즌에는 2년 연속 30세이브를 올렸다. 2017년 WBC, 2019 WBSC 프리미어12 대표팀에 발탁되기도 했다. 특히 불굴의 의지로 대장암을 극복하고 마운드에 다시 올라 감동을 선사했다. 원종현은 "날 선택해준 키움 히어로즈 구단에 감사하다. 키움 유니폼을 입고 뛰게 된 만큼 앞으로 팬 여러분께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키움은 열정적이고 화이팅이 넘치는 팀이다. 내게 기회를 주신 만큼 최선을 다해 팀이 원하는 목표를 이루는데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고형욱 키움 단장은 "원종현의 합류로 짜임새 있고 강한 불펜진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원종현의 풍부한 경험이 선수단에 큰 힘이 될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형석 기자 2022.11.19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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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마무리 아닌 중간 계투' 원종현 "미련 전혀 없다"

NC 사이드암스로 원종현(35)은 지난해 온탕과 냉탕을 오갔다. 시즌 개막전만 하더라도 그의 보직은 마무리 투수였다. 2년 연속 30세이브를 달성해 팀의 신뢰도 두터웠다. 하지만 거듭된 부진 탓에 8월 중순 중간 계투로 강등됐다. 그는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후반기 시작 후 결과가 좋지 않으면서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기대만큼 실망이 컸던 1년이었다. 개인 기록이 대부분 악화했다. 피안타율은 0.259에서 0.315까지 치솟았다. 특히 오른손 타자(피안타율 0.345)만 만나면 진땀을 뺐다. 비효율적인 피칭이 반복돼 이닝당 투구수도 15.2개에서 17.1개로 늘었다. 그를 향한 코칭스태프의 신뢰도 점점 떨어졌다. 원종현은 "지난 시즌에는 가운데 몰리는 공이 많았다"며 "원래 제구가 좋은 편이 아니고 구종도 다양하지 않다. 그렇다 보니 볼넷을 주지 않으려고 '스트라이크존에 과감하게 던져야 한다'는 부담이 컸다"고 말했다. 원종현의 2022시즌 보직은 중간 계투다. 마무리 투수는 지난 시즌 중반 영입된 이용찬의 몫이다. 그는 이용찬 앞에 등판해 리드 상황을 지켜내는 필승조가 유력하다. 원종현은 "마무리 투수에 대한 욕심이 컸던 게 아니어서 (마무리 투수 보직에 대한) 미련은 전혀 없다.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다"며 "마무리 투수는 등판이 들쑥날쑥하면 3~4일씩 던지지 않는 경우도 많다. 꾸준하게 등판하는 (중간 계투가) 내게 더 맞는 것 같다"고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원종현은 '인간 승리'의 표본이다. 2015년 스프링캠프 중 대장암 2기 판정을 받고 그해 2월 종양 제거 수술을 했다. 선수 생활이 기로에 섰다. 그러나 긴 재활 치료 끝에 완치 판정을 받았고 2016년 복귀했다. 원종현은 2016년부터 6년 연속 50경기·50이닝 이상을 투구 중이다. 성적이 부진했던 지난해에도 61경기에 등판해 53이닝을 책임졌다. 그는 "몸이 아픈 지 5~6년이 지났는데 체력은 지금이 더 좋아진 것 같다. 근육도, 체중도 더 안정적"이라며 웃었다. 여러 위기를 극복한 원종현은 긍정적인 마인드가 강점이다. 그는 "지난 시즌은 결과만 보면 아쉬움이 남지만 나름 좋아졌던 부분도 있었다"며 "잘 안 될 때는 왜 그런지에 대해 생각해보면서 공부를 많이 했다. 팀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해 아쉽지만 발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무리 투수가 아닌 중간 계투로 준비하는 2022시즌. 여전히 그의 어깨는 무겁다. NC는 오프시즌 사이드암스로 심창민을 영입했지만, 오른손 투수 문경찬(롯데 자이언츠)이 팀을 떠났다. 원종현이 이용찬과 함께 불펜의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원종현은 "올해는 시즌 준비를 조금 더 빨리했다. 변화구를 예리하게 던지기 위해 연습하고 있다"며 "지난해보다 좋아진 모습으로 시즌을 맞이할 수 있을 것 같다. 아프지 않고 팀에 보탬이 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2.02.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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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600번째 승리투수 김영규 "포수 선배들 덕분"

NC 토종 선발 김영규(21)가 한화를 상대로 시즌 2승째를 따냈다. NC는 1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와의 원정 경기를 4-2로 이기고, 대전 3연전을 싹쓸이했다. 선발 김영규가 5⅓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고, 권희동이 결승포를 날렸다. 올 시즌 한화에게만 5승(1패)을 거둔 NC는 18승15패를 기록했다. 한화는 13승20패가 돼 롯데와 함께 공동 9위가 됐다. 김영규는 5회까지 한화 선발 닉 킹험과 대등한 투수전을 벌였다. 4회 말 2사 2,3루에서 이해창에게 우중간 안타성 타구를 맞았으나 NC 중견수 최승민이 호수비로 잡아냈다. NC가 6회 초 선두타자 권희동이 킹험의 가운데 직구(시속 142㎞)를 잡아 당겨 좌월 솔로홈런을 날렸다. 시즌 4호포. 이어 NC는 1사 2루에서 박석민의 우전 안타와 이원재의 땅볼 때 한화 1루수 박정현의 실책으로 추가점을 내줬다. 한화는 0-3이던 6회 말 김민하가 김영규에게 좌중월 솔로 홈런을 터뜨려 침묵을 깼다. NC는 2-1이던 9회 초 한화 마무리 정우람을 상대로 2점을 뽑아 쉽게 승리하는 듯 했다. 4-1로 앞선 9회 말 노시환에게 적시타를 맞아 1점을 내준데 이어 2사 만루 위기에 몰렸으나, 마무리 원종현이 노수광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경기를 끝냈다. 이동욱 NC 감독은 "선발 투수와 수비가 승리를 이끌었다. 김영규는 위기를 잘 넘기며 승리의 발판을 만들었다. 불펜 투수들도 잘 이겨냈다. 무엇보다 (중견수) 최승민, (유격수) 노진혁 선수가 중요한 순간 좋은 수비로 팀 600번째 승리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제구 난조로 지난달 2군에 다녀오기도 한 김영규는 "초반에 공이 높게 가서 포수 선배님들(양의지, 김태군)이 낮게 던지도록 유도했다. 다음 경기도 잘 준비해서 좋은 투구를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전=김식 기자 2021.05.13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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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중현의 야구 톺아보기] 구속은 늘었지만…'영점' 풀린 NC 배재환의 IRS

NC 오른손 투수 배재환(25)의 세부 스탯이 심상치 않다. 배재환은 올 시즌 52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4.07(42이닝 19자책점)을 기록했다. 19일까지 최소 40이닝 이상 소화한 불펜 투수 26명 중 16위로 중위권이다. 실점 자체가 적지 않다. 그런데 평균자책점에 드러나지 않은 '실점'도 꽤 많다. 배재환의 시즌 IRS(Inherited Runner Scored Percentage·기출루자 득점 허용률)는 44.4%(16/36)이다. IRS는 불펜 능력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1루 주자와 3루 주자의 가치를 동일하게 평가한다는 맹점이 있지만 앞선 투수의 책임 주자를 얼마나 잘 막았느냐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만약 9회 말 2사 1, 2루에 등판해 2루 주자 득점을 허용하고 경기를 끝내면 실점은 앞선 투수의 몫이 돼 적시타를 맞은 투수는 오히려 평균자책점이 떨어진다. 하지만 IRS는 50%(1/2)로 그 흔적이 남는다. 평균자책점이 낮더라도 IRS가 높으면 '좋은 투수'라고 평가하기 힘들다. 올 시즌 KBO리그 평균 IRS는 36.1%이다. NC는 30.7%로 리그 최저다. 김건태(7.7%), 임창민(21.4%), 원종현(17.9%), 임정호(21.6%)의 IRS 수치는 우려할 정도가 아니지만, 배재환은 다르다. 이어받은 주자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득점한다. 호출도 잦다. 리그에서 IR(기출루자)이 36명으로 정우영(LG·39명), 박민호(SK·37명) 다음으로 많다. 그만큼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마운드를 자주 밟는데 위기관리가 되지 않으니 등판마다 불안하다. 배재환은 장점이 많은 투수다. KBO 공식 야구통계전문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배재환은 올 시즌 직구 최고 구속이 시속 153㎞까지 찍혔다. 전년 대비 4㎞/h가 빨라졌다. 직구 평균 구속도 웬만한 투수 최고 구속에 버금가는 시속 147㎞이다. 지난해에는 직구(55%), 슬라이더(27%), 포크볼(12%), 커브(6%)를 다양하게 섞었지만, 올해는 커브를 제외하고 직구(70%), 슬라이더(23%), 포크볼(7%) 딱 세 가지 구종으로 타자를 상대한다. 투구 레퍼토리를 콤팩트하게 가져가면서 속구에 힘이 붙었다. 짧은 이닝을 소화하는 불펜 투수의 특성상 자신 있는 구종 몇 가지로 타자를 상대하는 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슬라이더 구종 피안타율은 2019년과 올해 모두 1할대다. 문제는 제구다. 가뜩이나 좋지 않은 제구가 너무 크게 흔들린다. 올 시즌 9이닝당 볼넷이 무려 6.86개다. 지난해 5.13개보다 1개 이상 늘었다. 1군에 자리 잡은 2018년 기록한 개인 최다 6.25개를 넘어섰다. 지난 11일 창원 KT전에선 ⅓이닝 3볼넷으로 자멸했다. 등판한 52경기 중 13.5%인 7경기에서 멀티 볼넷을 내줬다. 절반에 가까운 24경기에서 최소 1개의 볼넷으로 허용했다. 시즌 스트라이크 비율이 58.4%. 최소 30이닝을 소화한 불펜 투수 54명 중 51위에 불과하다. 이동욱 NC 감독은 지난 13일 배재환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부진이 이유였다. 정확한 1군 복귀 날짜를 가늠하기 힘들다. 언제 복귀하느냐보다 어떤 모습으로 돌아오느냐가 더 중요하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0.09.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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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판 전후에도 생기는 '구창모 효과'

마운드에 서면 가장 많은 타자를 잡는 남자. 올 시즌은 단연 NC 구창모(23)다. 왼손 투수 구창모는 13일까지 경기당 투구 이닝 1위에 올라있다. 평균 6⅓이닝을 책임지고 있다. 올해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가운데 경기당 평균 6이닝 이상을 던진 국내 선수는 구창모가 유일하다. 투구 이닝 톱10에 이름을 올린 국내 투수 역시 구창모뿐이다. 11경기에서 73이닝을 던져 8위에 올라있다. 구창모는 이 부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외국인 투수들보다 한두 경기 적게 등판했다. 12일 LG전에서 2이닝을 던졌지만, 우천으로 노게임이 선언돼 한 차례 등판이 물거품 됐다. 최다 이닝 1위는 KT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79⅔이닝)로 구창모보다 두 차례 더 많은 13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경기당 평균 투구이닝 1위 기록에서 볼 수 있듯, 구창모는 등판 대비 가장 뛰어난 이닝 소화능력을 자랑하고 있다. 그는 올해 국내 투수의 자존심을 세워주고 있다. 입단 5년 차였던 지난해 개인 첫 10승 고지를 밟은 구창모는 올해 8승 무패 평균자책점 1.48을 기록, 팀의 에이스를 넘어 리그 최고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다승 공동 1위, 탈삼진 1위(82개), 승률 1위(1.000), 평균자책점 2위에 올라 있다. 두 달 동안 선두를 질주 중인 NC의 선전에 가장 큰 역할을 담당했다. 특히 에이스를 평가하는 기준 중 하나인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7이닝 이상 3자책 이하)는 7회로 가장 많다. 다른 팀 에이스보다 1~2차례 적게 등판했지만, 가장 안정적으로 마운드를 지킨다는 의미다. 구창모의 역투는 팀에 1승 이상의 효과를 안겨준다. 그의 경기 앞뒤 경기에도 마운드 운용에 여유가 생긴다. 지난 11일 LG전에서 NC는 마이크 라이트가 흔들리자 2⅓이닝(5피안타 3실점) 만에 교체했다. 외국인 투수 교체로는 상당히 빠른 타이밍이었다. 이후 연장 12회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해 6-6 무승부로 끝났다. NC는 이 경기에 마무리 원종현을 포함해 총 8명의 불펜 투수를 투입했다. 이동욱 NC 감독은 "이날 경기는 반드시 이겨야 했다. 그리고 다음날(12일) 선발 투수가 구창모라는 점도 감안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구창모의 이닝 소화력과 안정감을 믿기에 그의 등판 전날 경기에 많은 투수를 투입할 수 있다. 연장 11회 접전 끝에 NC가 8-10으로 패한 지난달 30일 롯데전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나왔다. 라이트가 6이닝(3실점, 투구수 102개)을 던지고 내려간 뒤 총 7명의 불펜 투수를 투입했다. '구창모가 6~7이닝을 던져줄 것이다'는 신뢰가 이런 마운드 운용을 가능하게 돕는다. 이동욱 NC 감독은 "구창모에 대한 믿음이 있다. 이닝 소화 능력이 뛰어나 항상 6이닝은 던져줄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며 든든해 했다. 벤치 입장에서는 구창모의 등판 직전 경기와 등판 다음 경기의 마운드 운용이 한결 수월해졌다. 올 시즌 KBO 리그 최고 투수로 성장한 구창모가 만든 또 하나의 긍정적인 효과다. 이형석 기자 2020.07.15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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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인터뷰] KIA 문경찬, 평균 시속 140㎞ 직구로 뒷문 걸어 잠그는 비결은?

KIA 소방수 문경찬(28)은 요즘 리그 최고 마무리 투수 중 한 명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 16일부터 21일까지 일주일 동안 4경기에 출전해 모두 세이브를 올렸다. 16일과 17일 광주 NC전에선 각각 7-4와 7-6 승리를 지켜냈고, 19일과 20일 광주 삼성전에선 각각 5-4와 6-3 스코어로 뒷문을 걸어 잠궜다. 4세이브에 4탈삼진 그리고 주간 평균자책점 0. 이미 그 전주에도 3경기에서 실점 없이 3세이브를 올린 뒤라 문경찬의 존재감은 더 빛났다. 일간스포츠와 조아제약이 문경찬을 6월 셋째 주 주간 MVP로 선정한 이유다. 시즌 전체 성적도 눈부시다. 23일까지 올 시즌 10세이브로 NC 원종현(11세이브)에 이어 2위에 올라 있다. 직구 평균 구속이 시속 140.5㎞지만, 과감한 정면 승부와 강철 심장으로 웬만한 강속구 마무리 투수들보다 훨씬 더 많은 삼진(9이닝당 10.90개)을 잡아내고 있다. 블론세이브는 올 시즌 단 한 차례(23일 부산 롯데전)뿐이다. 다만 문경찬과 전화 인터뷰는 공교롭게도 첫 블론세이브 다음날인 24일 오후에 진행됐다. 문경찬은 연신 "하필 주간 MVP로 뽑히자마자 끝내기 안타를 맞아 타이밍이 참 안 좋다"고 쑥스럽게 웃으면서도 "유독 안 풀리는 날이 있는 것 같다. 빨리 잊고 꼭 설욕하겠다"고 다짐했다. -지난주 4경기에서 4세이브를 올리면서 평균자책점 0을 기록했다. "팀이 기회를 만들어 줘서 그런 성적도 나온 것이니 감사할 따름이다. 세이브는 내가 잘해서만 되는 게 아니라 상황이 와야 올릴 수 있는 것 아닌가. 그래서 더 고마운 것 같다. 다만 그전에 잘했던 게 23일 롯데전에서 싹 날아간 것 같다.(웃음) 그냥 '안 되는 날'이었다고 생각하고 빨리 잊어버려야겠다." -지난 시즌 중반 마무리 투수를 맡은 뒤 올해 다른 팀 소방수들이 고전하는 가운데서도 좋은 활약을 하고 있다. 보직이 잘 맞나. "잘 맞으니까 잘 되고 있는 게 아닐까.(웃음) 비결이 따로 있다기보다는 확실히 타이밍이나 운이 좋았다. 시즌 초반에는 나도 불안했는데, 운좋게 위기를 몇 번 잘 넘어가고 나니 밸런스도 잡히고 조금 안정이 된 것 같다." -마무리 투수는 공이 빨라야 유리하다는 편견을 깨고 있다. "나는 원래 구속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편이다. 구위에 조금 더 신경을 쓰고 구속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공 회전력이나 익스텐션에 조금 더 무게를 두면서 던지고 있다." -그게 올 시즌 리그 스트라이크 비율 1위(73.7%)에 오른 비결일까. "야구를 시작했을 때부터 '투수는 제구력이 가장 중요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아마추어 시절에도 늘 제구력 향상을 첫 번째 목표로 삼았다. 그래서 좋아진 게 아닌가 싶다. 일단 어릴 때부터 늘 '정확하게' 던지려고 많이 노력을 했다. 구속 때문에 강하게 던지는 것부터 시작하는 투수들이 많은데, 나는 정확하게 던지는 훈련부터 먼저 했다." -역동적이면서도 독특한 투구 폼으로 유명하다. "원래는 마른 데다 힘도 없는 유형이었다. 그러다 보니 투구할 때 온 몸을 이용해서 던지려고 애를 쓰다 그런 투구 폼을 갖게 됐다. 어릴 때부터 계속 그랬다. 나는 십 년 넘게 계속 봐왔던 폼이라 내 투구 폼이 특이하다는 생각을 못했다.(웃음)" -지난해 프리미어12에서 국가대표를 경험했다. 내년 도쿄올림픽도 노리고 있나. "국가대표 팀에서 확실히 정말 많은 것을 배운 것 같다. 특히 정신적으로 많은 것을 느꼈다. 정말 좋은 실력을 가진 선수들이 다 모여 있다 보니 다들 프라이드도 남달라 보였고, 나 역시 (그 안에 있음으로써) 자부심을 갖게 된다고나 할까. 그래도 올림픽은 아직 욕심내지 않고 있다. 원대한 포부를 품을 만큼 성공하지 못했고 그냥 소박하게, 하루하루 내 할 일 하는 것만으로도 벅차다.(웃음)" -그럼 구원왕 타이틀 욕심도 없나. "그렇다. 그런 부분도 아직 생각하지 않고, '오늘 이 경기만 잘 막자' 하면서 마운드에 올라간다. 그런데도 어제(23일) 못 막지 않았나.(웃음)" -맷 윌리엄스 감독과 함께하는 시즌은 어떤가. "굉장히 자유로운 분위기를 만들어 주셔서 좋다. 구체적으로 감독님과 따로 대화를 나눠본 적은 없지만, 야구장에서 마주치면 늘 격려의 말씀을 많이 해주신다. 유명한 분이신데도 늘 조용하시고 차분하게 선수들을 대해주셔서 놀랐다." -올 시즌 목표는 무엇인가. "아프지 않고 한 시즌을 마무리 투수로 완주하는 게 첫 번째 목표다. 그리고 블론세이브를 최대한 적게 하는 게 목표다. 얼른 다시 경기에 나가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 배영은 기자 2020.06.24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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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브 1위' 원종현, 달라진 준비 자세...순항 원동력

마무리투수 모드로 준비한 2020시즌. 원종현(33·NC)의 투구가 다부지다. 2020시즌 초반 화두는 타고투저다. 공인구 반발력의 상향 조정이 의심될 만큼 장타가 많이 나오고 있다. 현장에서는 타자들의 적응력 향상을 꼽는다. 지도자, 선수 모두 "타격 지향점이나 스윙 의도가 달라진 타자가 많은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시즌 초반부터 불거진 심판진의 볼 판정 논란으로 인해 스트라이크존이 좁아졌다는 평가도 있다. 불펜이 흔들리고 있는 팀이 많다. 우승 후보 두산조차 1인 마무리투수 체제를 접었다. KT 마무리투수 이대은은 등판한 일곱 경기 가운데 다섯 번이나 실점했다. 지난 시즌에 팀당 11경기를 치른 시점에 리그 불펜진 평균자책점은 4.38이다. 올 시즌은 5.44다. NC 마무리투수 원종현은 추세에 휩싸이지 않았다. 19일 두산전까지 일곱 경기에 나서 6⅓이닝을 소화하며 1점만 내줬다. 세이브는 5개를 챙겼다. 이 시점까지 1위. 같은 기간에 4세이브를 기록하며 실점도 없는 조상우(키움)와 함께 불펜투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NC는 19일 두산전에서 5-4로 승리했다. 7연승을 거뒀다. 개막 12경기에서 11승. 원종현은 이 경기 수훈 선수다. 두산이 1점 차로 추격한 8회말 2사 만루에서 마운드에 올랐고, 김재호를 상대로 삼진을 솎아내며 위기를 벗어났다. 앞선 안타 2개가 있던 김재호지만 무브먼트가 좋은 속구에 배트를 헛돌렸다. 원종현은 "포수 양의지의 리드가 좋았다. 요즘 몸쪽 투심 패스트볼이 잘 들어가고 있었다. 슬라이더로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만들고, 투심을 자신 있게 넣은 게 통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후배들도 다 잘 해주고 있어서 나도 좋은 모습을 보이려고 했다"며 힘을 낸 배경을 전했다. 셋업맨이던 그는 2019시즌부터 마무리투수를 맡았다. 31세이브를 기록하며 NC의 포스트시즌에 진출에 기여했다. 그러나 평균자책점(3.90)이 다소 높았고 블론세이브(9개)도 많았다. 보직 적응은 진행형이었다. 올 시즌 다르다. 그는 "2019시즌을 준비하는 스프링캠프에서는 마무리투수가 될지 명확하지 않았다. 그러나 올 시즌은 맞춰서 준비했다. 개인적으로 멘탈 트레이닝을 받기도 했다"며 달라진 준비 과정을 전했다. 두산전도 "이닝 중간에 등판했지만, 이겨야 할 경기였기 때문에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고 했다. 여전히 연투하고 휴식이 부족하면 피로하다. 이틀은 쉬어야 제 공을 던질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매 경기 가장 박빙 상황에 나설 수 있다는 클로저의 숙명을 받아들였다. 블론세이브를 해도 회복 탄력성을 키우는 방법을 고민했을 것. NC의 순항에는 든든한 마무리투수가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5.20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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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군단 6연승…비룡군단 9연패

공룡군단이 무섭게 질주한다. 프로야구 NC 다이노스가 선봉장 박민우(27)를 앞세워 6연승을 달렸다. NC는 17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원정경기에서 SK 와이번스에 11-5로 이겼다. 6연승의 선두 NC의 시즌 성적은 10승1패다. 2위 그룹과 승차를 3경기로 벌렸다. NC는 올 시즌 강력한 투수진을 뽐내고 있다. 드류 루친스키-마이크 라이트-구창모-이재학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은 6승을 합작했다. 다른 팀 마무리 투수가 고전하는 가운데, NC 원종현은 꿋꿋이 뒷문을 지키고 있다. 4세이브로 마무리 부문 1위다. 팀 평균자책점도 3.10으로 1위다. 야수진도 뒤지지 않는다. 타율은 0.281(5위)로 그리 높지 않지만, 홈런이 18개로 1위다. 상·하위 타선 가리지 않고 모두 장타를 뿜어낸다. 이날도 2017년 단일 시즌 최다 홈런(234개)의 장타군단 SK를 상대로 홈런 4개를 몰아쳐 승리했다. 장타 쇼는 1번 타자 박민우가 서막을 열었다. 박민우는 1회 초 SK 선발 백승건의 4구째 직구를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터뜨렸다. 올 시즌 자신의 첫 홈런. 통산 767경기에서 16개의 홈런밖에 없던 박민우지만, 이날만큼은 나성범(4개), 알테어(2개), 박석민(3개) 못지않은 장타력을 뽐냈다. 박민우의 강점은 사실 정확도, 즉 콘택트 능력이다. 그는 올 시즌 KBO리그에서 가장 정확한 ‘한국인’ 타자다. 외국인 타자 호세 페르난데스(두산), 프레스턴 터커(KIA)에 이은 타율 3위다. 이날도 4타수 2안타를 기록해 타율을 0.432(44타수 19안타)로 끌어올렸다. 2015시즌부터 이어온 3할 타율 행진이 올 시즌도 무난할 것 같다. 통산 타율도 리그 전체에서 손꼽을 만하다. 0.329(2723타수 896안타)인데, 3000타석 기준으로는 현역 1위다. KBO리그 역대 순위에서도 고(故) 장효조(0.331)에 이어 2위다. 이동욱 감독이 꼽는 박민우 고타율의 비밀은 대처능력이다. 박민우는 개막 후 2경기 연속 무안타였다. 그러나 7일 삼성전에서 3안타를 몰아치더니, 이후 모든 경기에서 안타를 때렸다. 이 감독은 “폼과 타이밍을 조정하면서 빨리 수정하고 대처했다. 머리가 좋은 친구”라고 칭찬했다. 박민우는 1월에 연봉 계약을 마치지 못한 채 전지훈련에 합류했다. 우려가 나왔지만, 문제없이 시즌을 열며 프로다운 모습을 보인다. SK는 이날 패배로 9연패에 빠졌다. 1승10패로 최하위다. 9위 삼성 라이온즈(4승 8패)와 2.5경기 차다. 1선발 닉 킹엄이 15일 팔꿈치 통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좌완 유망주 백승건이 선발로 나왔지만 3이닝 4실점으로 무너졌다. SK는 2018년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했고, 지난 시즌 정규리그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던 강팀이다. 그러나 올 시즌 초반 타선 붕괴로 고전하고 있다. 이날은 12안타를 쳤지만, 득점 기회에서 방망이가 무뎠다. SK 득점권 타율은 10개 구단 중 유일한 1할대다. 주전 포수 이재원과 교타자 고종욱이 부상으로 빠져 타선 짜임새가 떨어진다. 주장이자 KBO리그의 대표 거포 최정은 타율 1할대로 부진하다. 홈런도 1개뿐이다. 그래도 이날 9회 말 1사 만루에서 2타점 적시타를 치는 등 5타수 2안타 2타점으로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김효경·박소영 기자 kaypubb@joongang.co.kr 2020.05.18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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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인터뷰] 하재훈, "다른 소방수들 위에 있겠다"는 각오의 진짜 의미는?

올 시즌은 일찌감치 '마무리 투수 춘추전국시대'가 예고됐다. 지난해 구원왕인 하재훈(30·SK)을 필두로 정우람(한화) 원종현(NC) 고우석(LG) 조상우(키움) 이대은(KT) 문경찬(KIA) 이형범(두산)까지 특급 자질을 뽐낸 국가대표급 소방수들이 모두 같은 출발선에 선다. 여기에 KBO 리그 통산 최다 세이브 기록 보유자인 오승환(삼성)이 KBO 리그로 돌아와 시즌 31번째 경기부터 전열에 합류한다. 새로 소방수 보직을 맡은 김원중(롯데)도 만만치 않은 복병이다. 그 가운데 하재훈은 2년 연속 강팀 SK의 뒷문을 지키면서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타이틀 방어전에 나선다. 해외 리그에서 뛰다 지난해 한국에 데뷔한 '늦깎이 신인'이지만, 첫 해부터 36세이브를 올려 단숨에 정상의 마무리 투수로 발돋움한 그다. 올해 역시 강력한 구위와 남다른 배짱을 앞세워 리그 최고 소방수로 인정 받을 준비를 착착 해나가고 있다. 그는 "다른 마무리 투수들을 의식하기보다 '지금'에 충실하면서 매 경기 내가 해야 할 일들을 해나갈 것"이라며 "지난 시즌 캠프에서 보여준 구위를 올해는 시즌 때도 발휘하는 게 현재의 목표"라고 웃어 보였다. -해외 스프링캠프는 잘 진행됐나. "그런 것 같다. 어느 정도 만족스럽게 잘 끝났다. 직구 구속은 덜 올렸지만, 캠프 실전에서 커브를 많이 던지면서 점검했다." -지난 시즌은 그냥 불펜 투수로 출발했다가 마무리 투수로 자리 잡아 구원왕까지 올랐다. 올해는 성공적인 시즌의 다음 해라 다르게 준비했을 듯한데. "마음가짐은 다 똑같다. 지난해나, 올해나, 또 앞으로나 마음가짐은 매년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 '작년보다 더 잘 하자' 하면 안 될 것 같고, 그렇다고 안주할 수도 없으니까 해야 할 것을 매년 열심히 하면 될 거라고 생각한다. 다만 올해는 컨디션 조절을 좀 천천히 할 수 있다는 게 달랐다. '쉬엄쉬엄'까지는 아니더라도, 훈련 강도나 페이스를 조금 늦게 올릴 수 있었다. 지난 시즌에는 캠프 들어가기 전부터 몸을 다 만들어 놓고 캠프 때 뭔가 보여줘야 하는 입장이었으니까. 그러다 보니 캠프 때 보여준 공을 정작 시즌 때 못 보여준 것 같아 아쉬웠다." -36세이브를 해놓고 시즌 때 못 보여줬다니? "캠프 때 구위를 말하는 거다.(웃음) 구속이 캠프 때보다 많이 떨어졌다. 지난해 시범경기를 딱 시작하니 그때부터 구속이 많이 안 나오더라. 올해는 그걸 방지하고 시즌 때 좋은 구위를 보여주기 위해서 일부러 늦게 끌어 올리고 조절했다." -그럼 올해는 지난해 캠프 때 구위를 시즌 때 볼 수 있는 건가. "중요한 사실을 잊지 말아달라. 내가 나이를 한 살 더 먹었다.(웃음)" -그렇다면 그때 그 구위를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말인가. "그런 의미는 또 아니다. 언젠가는, 언젠가는 돌아오지 않을까.(웃음)" -오승환(삼성)까지 국내로 복귀하면서 올해 마무리 투수들 전쟁이 치열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절친한 사이인) KT 이대은이 '하재훈은 무조건 이기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는데. "흠. (이대은 형이 과연) 나를 이길 수 있으려나? 아마 내가 타자였고 대은이 형이 투수였더라도 나에게는 안됐을 것 같다. 하하하. 이건 농담이고, 확실히 올해 각 팀에 좋은 마무리 투수가 많아 보이는 건 사실이다. 승환이 형은 마무리 경쟁 얘기에 고우석(LG) 조상우(키움)나 대은이 형 이름을 나보다 먼저 말씀하시더라. 아, 절대 마음에 담아둔 건 아니다.(일동 폭소) 그래도 지금은 내 할 일도 많고 내 훈련만 열심히 하기에도 시간이 없다. 다른 사람을 신경 쓰지 않고 있고, 시이 시작된 뒤에도 그렇게 하려고 한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다음 시즌 목표를 묻는 질문에 '내년에도 마무리 투수를 할 수 있다면, 다른 팀 모든 마무리 투수의 목표 위에 있겠다'고 말한 게 인상적이었다. 아직도 그 마음이 유효한가. "너무 건방져 보이지 않았나?(웃음) 물론 그 마음은 유효하다. 하지만 그게 '다른 소방수들을 모두 이기고 또 최고 마무리 투수가 되겠다'는 뜻은 아니었다. 그냥 현재에 충실한 사람이 미래에도 잘하는 것 같다는 생각에서 한 말이다. 목표를 따로 두지 않고 '지금'에 충실하면서 나아가면 다른 투수들보다 좋은 성적을 낼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 것이지, '모두를 이기겠다!' 이런 의미는 아니었다.(웃음) 매 경기 충실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 달라." -개막일이 미뤄져서 시즌 개막 준비에 어려움이 있을 듯하다. "그렇다. 나도 약간 패닉 상태다. 나야 그래도 페이스를 일부러 천천히 올리고 있던 상태지만, (투구 수를 끌어 올려야 하는) 선발들은 특히 계획에 차질이 생길 것 같다. 그때까지 연습경기를 해야 하는데 개막이 늦어진다고 공을 안 던지고 있을 수도 없고, 그렇게 계속 던지면서 기다리자니 팔에 부담이 올 수밖에 없지 않나. 또 올해는 도중에 올림픽도 있으니 국가대표를 원하는 선수들은 더 부담이 될 것 같다." -하재훈 역시 올림픽 대표로 뽑힐 강력한 후보 아닌가. "정말 그런가.(웃음) 김경문 감독님께서 뽑아 주신다면야 당연히 감사한 마음으로 나갈 것이다." -올해는 지난 시즌보다 연투와 멀티이닝 투구를 더 많이 하고 싶다고 했는데. "내가 나가야 할 상황이 되면 피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2이닝까지는 아니더라도 8회 투아웃 박빙 상황에 주자가 있으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연투 같은 경우는 팀이 이기는 경기가 그만큼 많아야 가능한 것이다. 올해도 지난해처럼 팀이 자주 이겨서 마무리 투수가 나가야 할 상황이 자주 온다면, 다른 투수에게 맡기지 않고 휴식 기간 없이 내가 직접 나가서 임무를 해내고 싶다." -역대 2년차 최고 연봉과 최고 인상률 기록을 모두 갈아치웠다. 2006년 류현진(토론토·당시 한화)의 기록을 마침내 깼다. "연봉을 많이 받는 것은 당연히 좋은 일이다. 2월에 처음 달라진 월급을 받았는데, 작년보다 많이 들어왔더라. 하지만 '류현진 형을 넘었다'는 것은 조금 민망하다. 무려 14년 전과 지금은 현금 가치가 많이 달라지지 않았나. 완전히 다른 시대다. 그때 현진이 형이 받은 1억원과 내가 지금 받은 돈을 단순 비교하면 안 될 것 같다.(웃음)" -한국, 미국, 일본 프로야구를 모두 경험해봤다. KBO 리그 스타일과 잘 맞나. "당연히 잘 맞는다. 각 리그별로 장점과 단점이 다 달라서 어느 쪽이 최고라는 얘기는 못하겠다. 개인적으로는 이것도 하면 안 되고, 저것도 하면 안 되는 스타일보다는 좀더 자율적으로 야구하는 쪽이 더 잘 맞는다. 다만 '자율'을 '자유'와 구분하지 못하는 것만 경계하면 될 것 같다. 자율은 자기가 해야할 것을 스스로 고르고 정해서 열심히 하는 것이지, 무조건 시간을 자유롭게 써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걸 알아야 한다."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를 재미있게 봤다고 들었다. 과거로 돌아가 '응답하라'를 외치고 싶은 시기가 있나. "지금의 마인드를 그대로 유지한다는 전제 아래, 2009년 처음 마이너리그에서 시작할 때로 돌아가고 싶다. 지금도 모르는 게 많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노하우가 생겼다면, 그때는 마인드가 강하지 못했다. 타지에서 혼자 외롭고 힘든 줄만 알았지, 어떻게 이겨내야 하는지 방법은 잘 몰랐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 지금의 마음가짐이라면 미국에서 다시 시작해도 괜찮을 것 같다. 그땐 한국에 있는 지인들과 연락 한번 하기도 어렵고 여러 가지로 답답한 상황이었지만, 지금은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한국과도 금세 연결되지 않나. 그때보다 덜 외롭게 야구에 집중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 -SK에 입단하면서 포기한 '타자' 시절은 이제 생각나지 않나. "물론 가끔 그립다. 밥을 먹으면 김치를 먹고 싶지 않나. 타자는 나에게 '김치' 같은 존재인 것 같다. 잊을 만 하면 한번씩 생각나고, 그립고. 어쨌든 지금은 투수로 '밥'을 먹고 살고 있으니 '김치'가 그립더라도 참아야 하지 않겠나. 탄수화물을 안 먹으면 살 수 없으니까.(웃음)" 배영은 기자 2020.03.17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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